조용한 타격 장인 ‘에드거 마르티네스’ 마지막에 웃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특별하다. ‘쿠퍼스 타운’ 에 입성한 선수들에게 특출한 성적이나 화려한 경력은 필수이다. 매년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발행하는 ‘ 명예의 전당 연감’ 에는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야구 천재들의 전설적인 이야기로 빼곡하다.
” 무하마드 알리가 자기 자신보다 더 존경한 유일한 사람 ” – 행크 애런 – ” 누군가 매년 4할 5푼 타율에 도루 100개를 기록 하더라도 능가할 수 없는 선수 ” – 윌리 메이스 –
” 타석과 수비에서 항상 최고였던 선수 그에게 2라는 숫자가 붙는 경우는 2루수라는 포지션을 설명할 때 뿐 ” – 로베르토 알로마 – 등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온갖 찬양의 문구로 꾸며진 ‘ 명예의 전당 연감’ 을 볼수록 화려한 수식어에 지칠 정도이다.
이 같은 수식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선수 에드거 마르티네스가 2019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10수’ 만이었다.
18년 동안 비인기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받아보지 못했고, 통산 성적 역시 상징적인 지표로 여겨지는 3000 안타나 500홈런과도 한참 거리가 있다.
스물일곱 살에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으니 그는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야구 천재도, 영재도 아니었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덧붙이는 말이 아니다. 에드거 마르티네스의 인생은 그 이상으로 어려웠고 고난의 연속 이었다. 프로선수로 입문하는 순간부터 선수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그랬다.
그는 1963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나 가정사로 인해 푸에르토리코에서 성장했다. 열한 살 때 부몸가 재결합하면서 뉴욕으로 돌아간 누나와 남동생과는 달리 그는 고민 끝에 푸에르토리코에 남기로 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곁에 있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아 막막했지만 오직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이유로 다른 모든 것을 눈감았다고 한다.
1982년 프로야구선수가 될 기회가 찾아왔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스카우트가 유망주 발굴을 위해 트라이아웃을 개최한 것이다. 당시 스무살이던 애드거는 직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세미프로리그 선수로도 활동하는 건전하고도 알찬 삶을 살고 있었다.
제약회사와 가구회사를 다니기도 했고, 밤에는 ‘ 제네럴 일렉트릭’ 공장에서 교대 근무를 하며 주말에는 세미프로리그에서 뛰었다.
당시 에드거는 4,000달러의 계약금에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사촌형인 카멜로의 끈질긴 설득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정식 계약을 맺는다
초기에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였지만 자신만의 타격으로 꾸준히 한 그에게 1990년 주전 3루수의 자리가 주어졌다.
에드거 마르티네스의 실력은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그는 1992 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고 올스타에도 선정 되었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부상이 그를 1993년과 1994년 모두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1995년 두번째 타격왕을 차지하며 ‘타격 장인’으로 거듭난다.
에드거 마르티네스는 시각에 장애가 있었음에도 붉하고 역대급 선구안을 갖춰 삼진(1202개) 보다 볼넷(1283개)을 더 많이 기록했다.
그의 통산 타율 0.312, 출루율 0.418, 장타율 0.515 라는 수치는 가장 이상적인 타격의 지향점을 야구계에서 최종 합의한 숫자처럼 느껴진다.
2년 연속 50개의 2루타르 기록한 역대9명 중 한 사람, 조 디마지오 이후 2차례 이상 타격황을 차지한 최초의 오른손 타자, 또한 지역사회에 기부와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로베르토 클레멘테상까지 수상한 사람 이런 에드거를 예우하기 위해 시애틀시는 2005년 세이프코 옆 도로의 이름을 ‘에드거 마르티네스 드라이브’ 라고 명명했다.
MLB 사무국도 매년 가장 뛰어난 지명타자에게 주는 상의 명칭을 ‘ 에드거 마르티네스 어워드’로 정했다
시애틀 지역언론 출신으로 현재 MLB 닷컴에서 활약중인 그레그 존스는 에드거 마르티네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의 의미를 이렇게 얘기했다. 무료스포츠중계
” 좋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직접 확인한 것이 기쁘다. ”